양진석 초빙교수 (창원대학교 빅데이터자산관리학과)

양진석 초빙교수 (창원대학교 빅데이터자산관리학과)
양진석 초빙교수 (창원대학교 빅데이터자산관리학과)

요즘은 흔히들 ‘백세시대’라고 한다. 교보문고 웹사이트에서 ‘백세’에 대한 단어를 검색해 보면 100세와 관련된 책이 645권 나온다. 이 정도라면 ‘백세’라는 용어가 대세라는 의미이다. ‘호모 헌드레드’라는 용어는 2009년 ‘세계 인구 고령화(World Population Aging)’ 유엔 보고서에서 처음 사용되었는데, 2000년에는 80세 넘는 평균 수명을 가진 나라가 6개뿐이었지만, 2020년에는 30개가 넘었다. 지난해에는 우리나라에 8553명의 100세 이상인이 있었고(여 7107명, 남 1446명), 90에서 99세까지의 인구는 29만 6000명에 달했다. 평균 수명은 84.3세로 10년 전보다 일곱 살이나 더 늘었다. 앞으로 이러한 추세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가끔 지인으로부터 부고 문자를 받고 조문을 가보면 90세 전후로 돌아가신 분들이 부쩍 많아진 것을 실감할 수 있다. 바야흐로 본격적인 백세시대 즉 ‘호모 헌드레드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인류 역사상 최고령자로 공인받았던 인물은 1875년에서 1997년에 122세로 세상을 떠난 프랑스 여성 잔 루이즈 장 칼망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많은 사람이 최고령에 도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므로 이 기록도 멀지 않아 바뀔 가능성이 높다. 뉴욕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의과대학 연구팀 연구 결과를 보면 인간의 최대 수명을 115세라고 발표하였다. 하지만 미국과 러시아, 싱가포르 공동연구진은 2021년 국제학술지<네이처 커무니케이션스>에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인간 수명을 120살에서 150살까지 가능하다고 했다. 그래서 현재 100세 이상의 인구 증가 추세를 보면 조만간 최고령도 갱신될 것으로 보인다.

 한 에피소드가 있다. 몇 년 전 외국 사례인데, 95세 여성이 어느 변호사와 주택연금과 관련하여 연금 계약을 맺었다. 이 여성은 주택연금 계약 종료 이후에도 생존하여 기존 주택가액보다 더 많이 받았다고 한다. 변호사는 그 여인이 얼마 생존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연금 계약을 맺었지만, 본인보다 더 오래 살았다는 이야기다. 하물며 요즘 시대에야 더 오래 살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미리 준비하면 얼마든지 백세까지 살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약 10년 전에 알게 된 95세 애국지사를 소개하고자 한다. 그분은 일제 강점기에 독립운동 하시다가 일본 경찰에 체포되어 고초를 겪은 애국지사였다. 해방과 6.25 전쟁 이후 아동 보육시설을 운영하면서 지역사회 발전과 국가를 위해 일생을 바쳤던 훌륭한 분이었다. 그 나이에도 홀로 부산을 오가며 서예도 배우고, 그림도 배우고, 사진작가로도 활동했다. 식사하실 때는 젊은 사람보다 식사량이 더 많았다. 그렇게 지역사회에서 존경받던 분이 100세를 3년 앞두고 병원 입원 없이 97세에 자택에서 노환으로 갑자기 돌아가셨다. 이것이 생애 설계의 한 예라고 생각한다.

 20년 전 대부분의 금융기관은 종신이라면 80세 정도로 예측했다. 그래서 그 당시 종신이라면 80세까지 가입하는 분위기였다. 필자도 종신보험을 80세에 세팅을 해 두었다. 그러나 요즘에는 보험회사들도 백세시대 건강보험, 백세시대 00건강보험, 백세팔팔 건강보험 등 100세까지의 인생을 설계하는 보험상품을 속속 출시하고 있다. 은행들은 백세청춘 실버정기예금, ALL 100플랜 통장, 웰리치 100 연금통장 등 정기예금 및 일반통장을 출시하기도 했다. 이렇게 보면 현재 생애의 사이클도 80세 전후에 삶을 마감하던 우리 부모 세대가 가졌던 사이클 곡선 보다 현 중장년의 100세 시대 사이클 곡선이 크게 변화함을 인지하고, 자신만의 ‘호모 헌드레드 사이클’을 만들어 보는 것도 좋은 생애 설계일 것이다.


< 뉴스경남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저작권자 © 뉴스경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