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고 싶은 네 인생의 봄이여 천,천,히 가라 - 김정희 시인(디카시집 ‘슈뢰딩거의 고양이’에 수록) *****저런 전성기를 오래 누리고 싶은 마음은 누구에게나 있는 공통된 정서일 것이다. 가장 아름답게 피어있는 그대로 멈춰 세우고 싶겠지만 그건 지구의 역사 이래로 단 한 번도 일어난 적 없는 일이니 천천히 마음껏 향유하고 난 다음에 이 봄이 갔으면 하는 바람이나마 가져보는 봄날이다. 어느 사이 꽃 피는가 싶은데 자고 일어나면 또 어느 사이 꽃이 지고 있다. 손등을 간지럽히고 괜시리 마음이 간질거리고 그래서 헤실헤실 실없이 웃어보기
김 초 혜 할아버지가 읽던때 묻은 책을아들이 읽어 낡게 하고그 아들이 읽은 책을그의 아들이 읽어책장을 헐게 만들고또 그 아들이 읽던 책을그 아들이 읽고또 그 아들이 읽고 읽고 읽고 읽고 - (시집 ‘마음의 집’), 시와시학시인선 027 ◇ 시 해설화가 나는 일이 있을 때 음악 들으며 책장을 넘기다 보면 마음이 평온해지는 경험이 있다. 책속에 길이 있다고 그게 사실임을 잘 알지만 김초혜 시인의 ‘위대한 상속’이라는 시에서 온전하게 느껴진다. 대를 이어 책장이 헐 만큼 ‘읽고 읽고 읽고’ 하면 선한 사람에게 주어지는 위대한 선물이 될
“올해 계약 기간이 끝나면 권리금을 회수해 노후 준비를 하려고 합니다. 문제는 과거 임대료를 연체한 사실이 있다며 건물주가 권리금회수를 거부한다는 겁니다. 이미 연체된 임대료는 모두 낸 상황인데도 권리금회수를 방해하니 막막합니다”과거 임대료를 연체한 세입자의 권리금회수를 놓고 건물주와 분쟁이 일어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임대차 관계에서 임대료 연체 사실은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지난 24일 엄정숙 부동산 전문변호사(법도 종합법률사무소)는 유튜브 채널 ‘법도TV’를 통해 “상가 임대차에서 세입자가 3기 이상
쉽지않다. 계절이 오가는 길, 절기상으로는 완전한 봄이 왔다는데 가슴엔 구멍 숭숭 찬바람이 꽉 들어찬다. 총선이 끝나고 도시민의 몸과 머리 다 무겁다. 천천히 생각하고 반쪽으로 갈린 이념을 바로 세우는 일에 무학그룹(회장 최재호)이 앞장섰다.2024 좋은데이 지역작가 초대전이 25일 오후 3시 무학굿데이 홀에서 개막식을 열었다. 우리지역 예술인을 위한 행사로 성낙우 작가의 "빛의 성곽" 전시가 무학굿데이 갤러리에서 4월 25일부터 오는 5월 31일까지 열린다. 성낙우 작가는 창원시 문화상과 경남도 문화상을 수상한 도예 대가이다.최재
함안문화예술회관에서는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기획공연으로 오는 5월 2일 저녁 7시 30분 함안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첼로 거장 미샤 마이스키와 그의 가족 릴리와 사샤 마이스키 트리오 무대를 선보인다.이 시대 가장 위대한 첼리스트로 인정받는 미샤 마이스키는 전설적인 연주가 로스트로포비치와 피아티고르스키를 사사한 유일한 첼리스트다.그는 레너드 번스타인, 주빈 메타, 다니엘 바렌보임 등 역사적인 지휘자들과 협연했으며, 마르타 아르헤리치, 예브게니 키신, 이자크 펄만 등 수많은 세계적인 예술가들과 실내악으로 호흡을 맞췄다.1985년부터
밀양문화관광재단(대표이사 이치우, 이하 재단)은 오는 27일부터 10월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7시 30분부터 삼문동 야외공연장 인근 밀양 강변에서 2024 밀양강 야외공연장 상설프로그램 ‘밀양강 산책콘’을 운영한다고 밝혔다.‘밀양강 산책콘’은 전문 예술인과 관람객이 함께 호흡하는 작은 콘서트로 오페라, 뮤지컬, 재즈 등 다양한 장르로 구성돼 밀양시민과 주말 관광객에게 특별한 볼거리를 제공할 예정이다.이치우 대표이사는 “지난해 많은 시민과 방문객들이 밀양강 산책콘을 사랑해 주셨다”며“올해는 더 수준 높은 공연과 관람객과 함께 즐기는
밀양시(시장 안병구)는 오는 26일 오후 7시 30분부터 손병순 고가(밀양향교 3길 12)에서‘2024년 고택종갓집 활용사업’의 일환으로 달빛풍류 공연을 시작한다고 밝혔다.이번 달빛풍류 공연은 창원국악관현악단의 가야금, 대금, 해금, 아쟁 등 수준 높은 연주가 준비돼 있다. 봄날 저녁 어린아이부터 어르신까지 즐길 수 있는 국악 공연을 고풍스러운 고택에서 즐길 수 있어 색다른 감동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달빛풍류 공연은 오는 10월까지 매월 넷째 주 금요일(7, 8월 제외)에 열릴 예정이다.‘2024년 고택종갓집 활용사업’은 밀양
경남도(도지사 박완수)는 ‘산청 청곡서원’을 경상남도 문화유산자료로 지정예고한다고 25일 밝혔다.서원(書院)은 조선 시대 향촌에 근거지를 둔 사림(士林)이 성리학 이념을 바탕으로 설립한 사립 교육기관으로, 선현(先賢)에 대한 제사와 학문의 연구, 후학에 대한 교육기관이다.산청 청곡서원은 1702년(숙종 28)에 일신당 이천경의 학덕을 추모하기 위해 사림(士林)이 창건하였으나 1868년(고종 5) 서원철폐령으로 인해 훼철되었다. 그 후 후손이 1896년에 강당을, 1924년에 사당을 중건했다.산청군 신안면에 위치한 산청 청곡서원은 전
경상남도(도지사 박완수)와 경남문화예술진흥원(원장 김종부, 이하 진흥원)은 내달 4일 CGV 양산삼호에서 도민을 대상으로 ‘경남 로케이션 인센티브 지원작’ 영화 ‘정순’ 무료 시사회를 개최한다.이번 시사회는 도민 관객을 초청해 지역에서 제작한 영화를 소개함과 동시에 도민의 문화예술 향유 기회를 확대하는 목적으로 기획되었다.영화 ‘정순’은 중년 여성이 직면한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불편한 진실을 다룬다. 식품 공장에서 일하는 중년 여성 정순(김금순 분)이 주인공으로, 교제 중이던 직장 동료 영수가 정순의 사적인 모습이 담긴 영상을 불법
경남문화예술회관(관장 김태열)은 오는 30일 오후 7시 30분 경남도립예술단 창작관 2층에서 렉처 콘서트 Ⅰ 을 개최한다.이번 공연은 렉처 콘서트의 첫 번째 시리즈로, 국악인 이이화(소리)와 윤영진(소리), 도경한(고수)이 함께해, 국가무형유산이자 유네스코(UNESCO) 인류 구전·무형유산 걸작으로 지정된 ‘판소리’의 음악과 내력을 알아가는 시간이 될 것이다.이이화는 국가무형유산 판소리 적벽가 전수자로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을 졸업, 국악가요 '이화에 월백하고', '비 맞은 제비' 음원을 발표하는 등 실력파
고성군(군수 이상근)은 4월 24일부터 26일까지 3일간 고성군 청소년센터 온 본관 1층 복도에서 경상남도아동보호전문기관(관장 박미경)과 함께 아동학대 예방을 위한 ‘언어의 품격’ 멋글씨(캘리그래피) 전시회를 개최한다.이번 전시회는 아동학대 예방과 학대 피해 아동의 발견·보호에 대한 지역사회의 관심을 촉구하고 지역사회 안전망을 강화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이번에 전시된 멋글씨 9점은 ‘언어의 품격’이라는 주제로 한 공모전 선정 작품으로, 고성군 청소년센터를 방문하는 방문객과 이용자 누구나 관람할 수 있다.이상근 고성군수는 “이번
“스탬프 투어하고 다양한 상품도 받아 가요!”(재)김해문화재단 김해다어울림생활문화센터가 어린이날 행사 ‘다어울림 탐구생활’을 오는 5월 5일에 개최한다.‘다어울림 탐구생활’은 김해다어울림생활문화센터의 시설들을 탐방하며 다양한 활동을 하는 스탬프 투어로 진행된다. 투어는 포토존 ‘날 따라해 봐요’, 김해 캐릭터 ‘토더기’를 꾸미고 칠하는 ‘토더기의 두근두근 세계여행’, 소원 나무를 완성하는 ‘소원을 말해봐’, 퀴즈 ‘다어울림 가로세로 낱말퀴즈’ 로 구성되어 있다.또한 스탬프 투어 완료 시 응모권을 받아 김해시 캐릭터 토더기로 만든 풍
(재)김해문화재단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이 2024년 김해시 3대 메가이벤트와 발맞추어 축제의 열기를 더욱 뜨겁게 할 기획전 및 키움전을 4월 27일부터 10월 27일까지 돔하우스 전관에서 개최한다.기획전 ‘100%: this is who ‘I’ am’과 키움전 ‘헬로우 팝아트’는 청춘의 젊음과 생명력을 가득 담은 전시로, 제105회 전국체육대회 및 제44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 개최도시의 열정을 표현해 시민의 공감과 참여를 이끌어내고자 한다.기획전 ‘100%: this is who ‘I’ am’은 자신의 창작역량을 발휘해 다양한 매체와
서 금 복 연보랏빛 구절초가꽃밭에서 꽃병으로 오는 틈으로말벌이 집으로 들어왔다 허둥지둥, 파리채를 찾을 동안치익치익, 살충제를 찾을 동안벌이 앉았다열어놓은 유리창과 방충망 사이에 잽싸게 유리창 문을 닫는다방충망과 유리창 사이에 갇혀버둥거리는 벌, 벌, 벌! 방충망 어딘가에 구멍이 있을 거야창틀 어딘가에 틈이 있을지도 모르지그걸 찾는 건 네 몫이야 벌, 벌, 벌!유리창 앞에서 떨리는 발걸음을 떼어놓는다. - (선연선과), 시와시학문인시집 18 ◇ 시 해설꽃밭에서 집안의 꽃병까지의 틈은 무척 넓어서 날 수 있는 말벌의 공간이 충분하지만
지난주 곡우 전후 우리 지역은 내리 사흘 황사가 짙게 끼어 대기가 희뿌옇더랬다. 주말 이틀은 비가 와 공기 중 떠도는 먼지를 씻어내리고 새로운 한 주를 맞은 사월 하순 월요일이다. 가로수 수 그루 은행나무가 길바닥에 은행꽃을 떨어트리고 나면 산기슭으로부터 노란 송홧가루가 날아오는 계절이 왔다. 차량마다 지붕은 물론이거니와 아파트 거실이나 탁자에도 푯대를 드러낸다.하늘에 낮은 구름은 끼었지만 비가 그친 이른 아침 현관을 나섰다. 아파트단지를 벗어나 외동반림로를 따라 퇴촌삼거리로 향했다. 용호동 도민의 집 일대 가로수길 거리에 높이 자
한때, 라는 이름의 담장 너머맨발로 담을 넘으려 한 적이 있다푸른 발뒤꿈치를 유리조각에 베이며 - 하기정 시인 *****지금은 저런 담장을 보기 힘들지만 한때 우리는 담장 위에 유리조각을 붙여 놓은 집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저렇게 해놓는다고 해서 누군가의 침입을 막을 수는 없겠지만 집 주인의 의도는 충분히 전달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 담장을 바라보고 있는 누군가는 집으로 들어가려는 것이 아니라 집을 탈출하려고 한다. 그것도 유리조각에 맨발을 베이면서 낡고 허물어지고 있는 담장의 너머를 동경하고 있다. 탈출은 성공했을까.
서예가 조현판의 고체로 쓴 ‘조국강산’ 개정판이 4월 15일 도서출판 다운샘에서 출판됐다.‘조국강산’은 노산 이은상 선생이 우리나라의 산과 강, 바다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72수의 애국 시편이다. 남북한 조국의 산하를 몸소 찾아다니며 가사체 형식으로 쓴 나라사랑 정신이 깃든 시들이기에 그 의미가 크다. 1936년 쓴 시를 1954년 초간본 시집으로 출간했고, 1974년에 증보판을 펴냈다.서예가 조현판은 이 작품들을 서예로 체화하는 이유를 개정판 서문에서 이렇게 밝히고 있다.“애국시의 절절함과 한글서예와의 만남을 통하여 애국정신을 함양
홍 성 주 남쪽으로 내려가요삼팔선을 넘어가면 온통 지뢰밭이지요이빨 사이로 새는 신음 소리철책을 넘나들었죠아, 개구멍은 안돼요따닥따닥 심장 볶는 소리에콩닥콩닥 머리가 울려요저절로 온몸에 잔뜩힘이 쥐어지네요떨리지 않는 척은 힘이 들어요방공호 밖으로 나가면 안 되겠죠선은 넘지 말라고요, 제발분계선은 37도지요실수로 넘은 거면 셋 셀 동안다시 넘어가 버려요하나, 둘, 셋빵야 !타이레놀 두 발쏘버리고 말았네요체온계인들 무슨 잘못 있겠어요잘 때마다 껍질 벗는 누에잠처럼사락사락 허탈한 만큼 낙엽이었어요, 며칠 - (시와소금 신인 추천 당선시),
파도의 이랑을 쓰다듬다가더러는바다의 늑골까지도 퍼 담던 젊은 손이었을저 빛나는 생의 기억 - 최영욱 시인 *****수없이 많은 파도를 타고 넘은 사람, ‘바다의 늑골까지 퍼 담던’ 사람의 ‘빛나는 생의 기억’을 간직하고 있는 어부의 저 손이야말로 얼마나 거룩한가. 아무리 갈라터지고 앙상해지더라도 감히 저 앞에서 경건해지지 않을 사람이 있는가. 평생을 다해 바다와 싸워온 한 사람의 생애가 저 손으로부터 나왔을 테니 저 손에 새겨진 지문이야말로 저 그물코만큼이나 많은 날들을 지나온 한 생의 기록일 것이다. 한 코 한 코 매듭을 만들고
서산 석양이 지는 것을 보고 안동 와룡문학회 시인들의 발걸음도 바빠졌다. 곧 해의 그림자를 완전히 빼앗아 가버릴 밤이 온다는 현상을 알기 때문이다. 그림자를 빼앗긴다는 것은 시인 스스로의 위치를 되돌아볼 여유조차 허락받지 못한다는 결론이기도 하다.노을은 밤으로 들어서는 마지막 관문이다. 시의 단락이 짧아지고 문장의 길이가 희미해지기 시작했다. 노을이 지닌 순간적 아름다움에는 어둠을 데려오는 무시무시한 기운까지 숨어 있다. 그러다 복잡 미묘한 감정들이 교차했다.문장의 길이와 시집의 글자를 희미하게 빼앗은 밤은 모든 걸 완벽하게 감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