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기자수첩> 과도한 수도권 집중은 나라 망치는 지름길
“이건희 미술관, 대승적 차원에서 남부권 건립 바람직”
구정욱 기자   |   2021-06-14
▲ 구정욱 기자

모든 것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는 '수도권 집중 현상'에 대한 사회적 우려가 심각하다. 인구, 산업, 문화 등 대한민국에서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을 제외하고는 딱히 눈에 띄는 도시라고 해야 부산, 대구, 광주, 대전 정도를 꼽을 수 있을 뿐이다. 대한민국에는 서울을 제외하고 별로 볼 것이 없다는 이방인들의 말은 정치·경제·사회·문화의 구심점이 바로 수도 서울이며, 여기에 인구와 경제력이 집중되기 때문일 것이다.


이를 달리 해석하면, 지방은 인구 유출과 경제적 소외가 더욱 가속화돼 빈부 격차에 이어 지역 격차가 갈수록 더해져 간다는 것이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 노무현 정부에서 전국에 11개 혁신도시를 건설해 공공기관 지방이전을 추진함으로써 수도권 과밀화에 대응해 나가고 있지만 이들 중 '경남혁신도시'의 경우 최근 LH 직원 부동산 투기 사태에서 촉발된 정부혁신안이 어이없게도 지역에 불똥이 튀고 있어 지역 균형발전이라는 대의가 근본적으로 흔들리고 있는 형편이다.


후진국에서 선진국으로 가기 위한 과도기적 상태에서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한정된 자원을 극히 효율적으로 이용할 필요성이 있다는 점은 그 누구도 부인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사실상 선진국 반열에 있는 우리나라도 이런 과정을 거쳐 경제 개발과 사회 혁신에 성공했으며, 이제는 지구촌의 일원으로서 후발국가들의 선망의 대상이자 모델로서 벤치마킹해야 할 대상이 됐다는 점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


그러나 주지하다시피, 이제 우리나라는 글로벌화된 지구촌시대에 있어서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라는 명제하에 선진국형 지방분권과 지방자치를 성공적으로 정착시키고 있으며, 이 같은 제도의 우위성은 지역이나 국가적 위기상황에서 총괄적·거시적 결정은 중앙정부가, 지역적·미시적 결정은 지방자치단체가 구체적 실정에 맞는 최적의 선택을 함으로써 상호보완적 합리적 의사결정을 도출해내는 시스템으로 자리 잡은 점에서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그런데 아이러니컬하게도 최근 '이건희 미술관' 논란과 관련해서 주무부처 장관의 그릇된 인식이 지역의 뭇매를 받고 있는 점이 본지를 비롯한 전국 주요 언론에 보도되고 있는 점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정치·경제·사회·문화의 거의 모든 것이 중앙으로 집중된 현실을 애써 외면하고, 99만 원을 가진 사람이 1만 원밖에 없는 가난한 이웃에게서 100만 원을 채우기 위해 그 돈 마저 달라고 하는 격이어서다.


이에 필자는 수도권과 지방의 양극화, 지방소멸 위기가 더욱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자치분권과 균형발전을 반드시 이뤄내야 하는 것은 '시대정신'이며, 문화·예술 분야에서도 그 예외가 있을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지적하고자 한다. 문화·예술 분야의 자치분권이 강화되고 지역에서도 문화예술을 평등하게 향유할 수 있어야만 비로소 진정한 '국민통합'을 실현할 수 있다는 점은 당연하며, 한 걸음 더 나아가 이건희 미술관 유치 효과를 통해 지방도시의 세계적 도시로의 성장과 함께 경제적 파급효과로 지역이 되살아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건희 미술관' 건립 위치와 관련해 적어도 수도권은 아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모든 것을 다 가진 수도권은 문화분권과 문화민주주의, 그리고 지역균형 발전 차원에서 대승적 양보가 필요한 대목이다. 그렇게 해야만 수도권의로의 과도한 집중을 막아 지역이 살고 나라도 망하지 않는 방법인 까닭이다. 이것은 혁신도시처럼 수도권에 있는 공공기관을 지방으로 이전하는 차원이 아닌 새로운 미술관의 남부권 건립이기에 있던 것을 뺏어 가는 것도 결코 아니다. 최소한 남부권 지자체들 간에 서로 선의의 유치경쟁을 통해 지역발전을 견인할 수 있는 둘도 없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국가 전체를 보는 현명한 문화정책임을 호소한다.

뒤로가기 홈으로

인기뉴스

URL 복사
x

PC버전 맨위로 갱신

Copyright ⓒ 뉴스경남.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