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측의 무성의한 태도, 코로나19 사태 등에 발목

호주 브리즈번이 2032년 하계 올림픽 개최지로 단독 입후보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집행위원회를 통과했고, 다음달 IOC 총회의 승인만 남은 상태다. 

 

특별한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 한, 브리즈번 개최는 확정적이다. 이에 따라 2032년 하계 올림픽을 서울과 평양에서 공동 개최하려던 정부의 계획. 작은 희망도 결국 무산됐다.

 

IOC는 11일(한국시간) 집행위를 열고 2032년 올림픽 개최지로 호주 브리즈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다음달 21일 열리는 IOC 총회서 IOC 가맹국들의 투표(승인)를 통해 최종적으로 브리즈번이 확정된다. 

 

어느 정도 예상된 결과였지만 2032년 서울-평양 공동 개최를 염두에 두고 작은 희망을 놓지 않았던 정부 입장에서는 아쉬운 결과가 됐다.

 

정부는 2032년 올림픽을 남북한 공동으로 개최해 한반도 평화 분위기 조성에 앞장선다는 계획이었지만 끝내 이루지 못하게 됐다. 최근 남북 관계 경색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등으로 국제무대와 단절된 북한의 상황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남북 관계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 북한이 참가하며 훈풍이 불었다. 이어 같은 해 4월 판문점서 남북 정상회담이 열리며 평화 분위기가 조성됐다.

 

하지만 2019년 북미 비핵화 협상 등이 무산되며 남북 관계가 급격히 경색됐다. 정부는 2019년 2월 IOC에 서울과 평양을 2032년 올림픽 개최도시로 하는 공동 유치의향서를 제출했지만 이후 북한과의 분위기가 좋지 않아 추가적인 대화를 하지 못했다.

 

지난해 도쿄 올림픽이 열렸을 경우 남북 간 대화 창구가 마련됐을 가능성도 있었지만 코로나19 악재가 발목을 잡았다. 그러던 사이 IOC는 지난 2월 기습적으로 브리즈번을 우선 협상지로 선정, 사실상 우선권을 줬다.

 

북한은 도쿄 올림픽 보이콧뿐만 아니라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을 중도 포기하는 등 글로벌 스포츠 이벤트에 무성의한 태도로 일관했다. 최근까지도 우리 정부의 올림픽 공동 유치에 대해 일절 대응하지 않았다.

 

결국 호주 브리즈번은 서울-평양(대한민국-북한), 도하(카타르), 부다페스트(헝가리), 라인-루르(독일), 청두-충칭(중국), 자카르타(인도네시아), 뉴델리(인도), 이스탄불(터키), 상트페테르부르크(러시아) 등 경쟁 도시들을 제치고 2032년 하계 올림픽 개최지로 낙점됐다.

 

브리즈번이 2032년 올림픽 개최지로 최종 선정될 경우, 호주는 1956년(멜버른), 2000년(시드니)에 이어 올림픽을 3차례 치르는 국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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