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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정단상(斷想)> 쌀과 밀의 동행
성덕경 경남도농업기술원 작물연구과 농업연구사   |   2021-04-04
▲ 성덕경 경남도농업기술원 작물연구과 농업연구사

쌀과 밀은 옥수수와 함께 세계 3대 작물로 1만 5000년 전부터 야생종을 채집하여 식량으로 이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밀은 전 세계 경지면적의 32%를 차지할 정도로 가장 많고 세계 인구의 10%가 주식으로 이용한다. 그에 비해 쌀의 면적은 20%로 다소 낮으나 인구 부양력이 높아서 세계 인구의 34%가 주식으로 이용한다. 두 작물 모두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식량작물이지만 낮은 소득으로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다.


쌀은 우리 문화와 함께한 중요한 식량으로써 밥을 부르는 호칭도 '진지', '뫼', '수라'와 같이 다양하게 불렸다. 특히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청주 소로리 볍씨'가 발견되면서 쌀의 기원이 한국이라고 국제적으로 공인되었고 역사적 가치도 높다. 최근에는 간편식 선호와 식습관이 서구화됨에 따라 쌀 소비량이 줄고 있다. 그러나 쌀을 중심으로 한 우리 식문화인 한식이 비만과 건강개선에 효과가 있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입증되면서 한류의 바람과 함께 세계적으로 한식 수요는 증가하고 있다.


국내에 밀은 인도와 중국을 거쳐 전파되었고, 유럽의 빵 문화를 탄생시킨 이후에 신대륙 발견과 함께 북미대륙으로 확대되었다. 월동이 가능하고 환경 적응성이 우수한 재배 특성으로 인류에게 중요한 식량원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우리나라에는 기원전 100년경에 전파되어 고려 시대까지는 궁중에서나 먹을 수 있는 귀한 음식이었다. 조선 시대에 비로소 국수가 서민음식이 되어 확대되었다. 한국전쟁 이후의 밀가루 무상원조로 밀 생산기반이 무너지기 시작하여 값싼 수입 밀에 대한 의존도가 심화되었다.


전통적인 우리의 식탁은 쌀을 주식으로 하고 밀은 부식으로 사용하는 식자재였으나 현대인들의 바쁜 일상 등으로 빵, 면의 소비 비중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국산 밀은 가격과 품질에서 수입 밀에 비해 떨어져 우리 식탁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한 수준이다. 생산적인 측면에서 밀은 동계, 쌀은 하계에 재배되어 2모작이 가능하다. 그러나 초여름의 고온으로 밀 등숙이 불량하고 벼를 재배하기 위해 밀의 수확시기를 당기는 바람에 품질이 낮은 경향을 보인다.


쌀과 밀은 우리의 식량 주권을 지키기 위해 포기할 수 없는 작물로 품종, 재배, 가공 등 다각도의 검토가 필요하다. 쌀에서는 밀을, 밀에서는 쌀을 고려하는 아름다운 동행 방법을 찾는 것이야말로 우리의 쌀과 밀을 지키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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