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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우상 금요단상> 역사드라마 왜곡, 무엇이 문제인가?
권우상 명리학자·역사소설가   |   2021-04-01
▲ 명리학자·역사소설가 

SBS 역사 드라마 「조선구마사」가 출항하자마자 암초에 부딪히면서 방영이 폐지된 모양이다. 문제가 된 핵심은 이렇다. (1) 중국 역사 드라마에서 그대로 가져온 듯한 등장인물의 검(劍)과 의상 및 머리 스타일이다. (2) 퓨전 드라마라고는 하지만 역사적 사실에 맞지 않는 모순을 드러내고 있다. 중국 음식들 즉, 중국 월병, 오리알이나 달걀을 삭힌 피단(송화단) 그리고 중국 술이 나온다. (3) 조선을 방문한 외국인에게 조선 왕실에서 중국의 술과 음식을 대접한다는 것은 드라마라고 해도 너무 엉터리다. 이런 것만 봐도 마치 중국에서 제작한 드라마가 아닌가 싶다. 오늘날 한국 드라마는 비전과 철학이 없고, 흥미물로 전락한 지 이미 오래다. 드라마이든 소설이든 그것이 비록 인간의 상상력을 통해 창작된 픽션이라고 하지만 대중들에게 적지 않는 영향(파장)을 미친다는 점에서 신중해야 한다. 한국 드라마는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오락성이 매우 강하다. 그래서 나는 드라마는 전연 보지 않는다.

 

한국 드라마는 곳곳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헤이나래' 프로그램에서 개그우먼 박나래의 수위 높은 발언과 행위로 논란이 되자 폐지를 결정, MBC TV 수목드라마 '오! 주인님'도 주인공의 노출 장면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자 해당 장면을 삭제했다. '헤이나래' (2회)에서 박나래가 장난감을 체험하며 인형의 신체를 잡아당겨 성적인 묘사를 하고 수위 높은 발언을 이어가 성희롱 논란이 일자 제작진은 프로그램 폐지를 결정했고, 박나래는 "미숙한 대처 능력으로 많은 분께 실망감을 안겨드렸다"며 자필 사과문을 게재했다는 것이다. 또 MBC TV 예능 '나 혼자 산다'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이런 드라마가 나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해박한 지식과 다양한 실력을 갖춘 노련한 베테랑 작가가 없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소설이든 드라마이든 이런걸 한번 생각해 보자. 재판하는 과정에서 범죄사실이 기록된 서류를 들고 검사가 "이 서류를 보십시요. 이 서류를 봐도 범죄 사실이 입증되지 않습니까?"한다면 아마도 법조인들에게는 어처구니가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검사나 판사들은 범죄 기록을 '서류'라고 하지 않고 '기록'이라고 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드라마나 소설을 쓰기 위해서는 다양한 지식과 사회 경험이 있어야 한다. 나는 일본 고대의 나라(奈良)시대 호족들의 권력 쟁탈과 반란을 소재한 역사소설을 쓰기 위해 일본어를 공부했다. 일본어를 모르면 등장인물들의 대사를 표현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 볼세비키 혁명을 소재로 한 작품을 쓰려고 러시아를 공부하면서 문법이 너무 어려워 포기했다. 그런데 요즘 젊은 작가들은 외국어의 역사와 언어를 공부하는지 모르겠다. 나는 30년 동안 역사소설만 쓰고 있지만 역사에 대한 지식이 없으면 쓸 수 없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 역사물은 역사에 대한 상당한 지식을 요구하기 때문에 아무나 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소설이든 드라마이든 역사물은 그 시대의 역사를 배경으로 깔고 역사에 기록된 것을 문물과 언어를 바탕으로 역사기록에 없는 사건을 가능성에 무개를 두고 새롭게 창작하는 것이다. 창작한다고 해서 터무니없이 역사를 훼손해서는 안 되고 역사에 누락될 가능성 있는 사건들을 찾아내듯이 창작에 임해야 한다. 대하소설 「태백산맥」도 한 사회단체로부터 역사왜곡이란 비난을 받은 것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특히 그 내용이 다른 나라와 깊은 연관성이 있는 기록에 없는 허무맹랑한 표현은 자제해야 한다. 비록 드라마나 소설이 픽션이지만 역사물의 경우 시청자나 독자는 사실로 받아질 수 있다는 점에서 역사를 왜곡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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