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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15주년 특집> ‘인구 절벽’이라는 위기와 지방대학의 대응
유용식 기자   |   2021-02-25
▲ 경상대학교-경남과학기술대 간 대학 통합 세부협약 체결     


2021학년도 정시모집에서 초토화된 지방대학 경쟁률

‘벚꽃 피는 순서대로 대학 문 닫는다’ 속설 현실로 드러나 

 

통계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학령인구 감소’, ‘인구 절벽’이라는 말이 우리 사회에 회자되기 시작한 지 20년은 넘었다. 2000년 출생아 수는 63만 4500명이었다. 2010년에는 47만 170명이었다. 그리고 2020년에는 27만 5810명으로 줄었다. 20년 만에 출생아 수가 절반 이하인 43.5%로 줄었다. 인구 낭떠러지다. 

 

2021학년도 대학입시에서 거대한 절벽을 마주하고 말았다. 1월초 마감한 정시모집에서 9개 국가 거점 국립대학들의 평균 경쟁률은 3.47대 1로 나타났다. 경남을 대표하는 국가 거점 국립대학인 경상대학교의 평균 경쟁률은 3.41대 1을 기록했다. 그러나 경북대(3.19), 전북대(3.20), 전남대(3.23), 부산대(3.24), 충남대(3.40) 등은 국가 거점 국립대의 평균도 유지하지 못했다. 

 

경남도내 대학들을 보면, 경남과학기술대 3.03, 경남대 1.38, 인제대 1.32, 창원대 2.51대 1이었다. 수도권 유명 사립대 몇 군데가 그나마 안정적인 경쟁률을 기록한 반면 거의 모든 지방대학, 특히 사립대학들은 초토화됐다. 

 

전국 모든 대학들의 정시모집 경쟁률을 시도별로 집계했더니 전남은 1.73, 광주는 1.91, 경남은 2.11, 울산은 2.22, 부산은 2.4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경북 2.12, 전북 2.68, 대전 2.81, 대구 3.14 등으로 수도권으로 가까워질수록 경쟁률은 조금씩 높아진다. 세종 4.15, 경기 4.87, 인천 4.72. 서울 5.04 등의 수치를 확인하면, ‘벚꽃 피는 순서대로 대학이 문을 닫는다’던 항간의 속설이 무서운 현실로 드러나고 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 경남지역혁신 플랫폼 관련 간담회     



◇ 지역혁신 플랫폼 사업으로 지역-대학의 상생 방안 마련

정부는 가만히 있지 않았다. 2021년에만 해도 ‘소멸 위기’에 처한 지역과 지방대학을 동시에 살리기 위한 사업에 국고 1710억 원을 지원한다.

 

 

교육부는 2월 9일 정부세종청사와 정부서울청사에서 관계부처와 영상으로 ‘제3차 사회관계장관회의’를 열고 ‘2021년 지자체-대학 협력기반 지역혁신 사업(지역혁신 플랫폼 사업) 기본 계획’을 심의, 확정했다.

 

 

지난해 시작된 지역혁신 플랫폼 사업은 지자체와 대학, 고교, 기업 등 지역의 다양한 기관이 플랫폼을 구성해 지역의 정주 여건을 개선하도록 정부가 지원하는 사업이다. 지난해 경남과 충북, 광주·전남 3개 플랫폼을 선정한 데 이어 광주·전남 플랫폼과 같은 복수형 플랫폼 1곳을 선정한다. 이를 통해 지역혁신 플랫폼에 참여하는 지자체를 현재 4개에서 8개 안팎으로 확대한다는 것이다. 복수형 플랫폼에는 국고 약 480억 원을 지원한다. 

 

경남지역혁신 플랫폼의 총괄대학은 경상대학교다. 경남지역에서는 17개 대학, 49개 지역혁신기관 등으로 플랫폼을 구성, ‘제조엔지니어링’, ‘제조ICT’, ‘스마트공동체’ 3개 핵심 분야를 선정했다.

 

 

이 사업에는 2020년에 총사업비 448억 원(국비 300억 원, 도비 128억 원, 교육청 20억 원)을 투입했다. 경남 17개 대학이 함께 3대 핵심 분야의 공동교육과정(USG; University of Gyeongnam)을 운영한다.

 

 

올해 1학기부터 공통교양 교육과정을 개시하고, 2학기부터는 융합·자기설계전공을 개시할 예정이다. 1~2학년은 대학별 교육과정 즉 분야별 필수 선수과목 및 공통교양과목을 소속 대학에서 이수하고 3~4학년은 3대 핵심 분야와 융합·자기설계전공을 분야별 핵심대학 또는 현장에서 이수하도록 한다.

 

 

졸업생은 소속 대학의 학위와 USG의 수료 인증을 동시에 받게 된다. 이들은 NHN, LG 등 지역기업에 취업할 때 인센티브를 부여받는다. 이러한 노력은 지역소멸과 지방대학의 위기를 극복하는 데 하나의 대안이 되고 있다. 교육부는 이 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 2021학년도 정시모집 거점 국립대 경쟁률     


◇ 한계 사학의 퇴로를 열어주기 위한 대책도 추진 중

교육부는 국립대가 지역 혁신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조직, 정원, 예산 등에 대해 법인 수준의 자율과 책무를 확대하고 재정 확충을 추진하기로 하고 (가칭)국립대학법을 올해 상반기에 제정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학령인구 감소에 대비해 종합적인 한계 사학에 대해서는 퇴로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정책 연구를 추진한다. 이 정책은 청산 융자 지원, 전문기관 위탁 등 청산 지원체제를 구축하고 대학 통·폐합 및 시설 전환 등도 강구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경상대학교와 경남과학기술대학교가 자율적으로 통합해 경상국립대학교로 다시 태어난 것은 교육부의 정책보다 앞서간 선제적 대응으로 풀이된다. 경상대와 경남과기대는 2017년 교육부의 국립대학 혁신지원사업(PoINT)에 선정됨으로써 ‘연합을 통한 대학 통합’을 추진했다. 약 4년 동안의 노력 끝에 지난해 11월 24일 교육부로부터 통합 계획을 승인받기에 이르렀다. 경상대와 경남과기대의 통합은 ‘입학정원 감축 없는 동일지역 국립대학 간 자율적 통합 첫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2005년께 거점 국립대학과 인근 국립대학(산업대학 등)이 통합한 사례와는 근본부터 다르다는 것이다.

 

 

교육부가 통합 승인 통보 공문에서 “양 대학의 자율적인 통합이 국립대학의 역할 강화 및 대학 특성화를 통해 발전방향을 모색하는 중요한 계기가 된다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양 대학의 통합을 승인하기로 결정했다”라고 한 점은 주목된다. 

▲ 경상대 캠퍼스 전경     


◇ 경상국립대학교 출범은 위기 극복을 위한 선제적 대응

통합 대학인 경상국립대학교의 공식적인 통합 시기는 2021년 3월 1일이다. 다만, 경상국립대학교의 신입생 모집은 2022학년도 입학생부터 적용한다. 입학정원은 4313명으로 서울대를 제외한 9개 국가 거점 국립대학 가운데 3위 수준이 된다. 경상국립대학교의 총장은 현 경상대학교 총장이 된다.

 

 

교육부는 통합 승인 이행 조건으로 통합대학의 경쟁력 제고 및 국립대학의 역할 강화를 위해 ‘대학통합세부실행계획’의 구체적 이행을 위해 ‘통합 이행 4개년 계획(2021~2024)’과 ‘2021년 이행계획’을 2021년 2월 내에 마련해 제출할 것과 통합 논의 중인 유사·중복 학과의 경우 학사통합 시기인 2022년 2월까지 통합을 추진하도록 했다. 또한, 통합 계획 이행 담보를 위한 ‘교육부-통합대학 간 이행 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경상대학교와 경남과학기술대학교가 자율적으로 통합해 경상국립대학교로 다시 태어난 사례는 지방대학의 위기를 스스로 선제적으로 극복하기 위한 노력으로 평가받는다. 

 

권순기 총장은 “이번 국립대학 간 통합이 4차 산업혁명과 학령인구 급감 등 인구구조 변화에 대비한 국립대학 네트워크 활성화 및 타 국립대학의 통합 추진에 촉매제가 될 것으로 기대하며, 향후 4개년 통합이행계획을 수립해 경상국립대학교 출범과 2022년 통합대학 신입생 입학에 차질없도록 준비해 나갈 것이다”고 강조한 바 있다.

▲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캠퍼스 전경     



◇ ‘통합과 도약’, ‘상생과 협력’, ‘소통과 화합’의 모범사례 기대

권순기 총장은 경상국립대학교의 초대 총장으로서 대학 경영 방향에 대해 ‘통합과 도약’, ‘상생과 협력’, ‘소통과 화합’을 강조했다. 경상국립대학교의 출범을 계기로 기존 양 대학이 가진 강점과 장점, 교육 철학과 목표 등을 융합해 완전히 새로운 국가 거점 국립대학의 통합 모델을 창조해 낼 것, 경남지역혁신 플랫폼 사업 등 지역 대학과 지자체가 협력해 지역혁신을 이뤄내는 데 그 책임을 다할 것, 경상국립대학교 구성원으로서 더욱 긴밀하게 소통하고 화합하도록 할 것 등을 약속한 것이다. 

 

권 총장은 “학령인구 감소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진주 지역 국립대학 간 통합을 이뤄냈다. 지금까지 외형적 구조조정을 이뤘다면 이제부터는 동반상승 효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대학 내부적 구조조정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상국립대학교는 우선, 기존 양 대학의 강점과 장점을 살려 미래사회 핵심인재를 양성할 수 있도록 교육·연구 혁신을 추진한다. 또한 대학의 체질 개선과 대학 특성화를 한층 더 강화한다. 이를 위해 지역 대학과 지자체가 서로 협력해 지역기업, 지역전략산업, 미래 신산업 첨단분야 등에 필요한 인재를 양성, 공급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경남에서 지난해에 시작한 ‘지역혁신 플랫폼 사업’을 통해 ‘경남형 공유대학 USG’ 체제를 마련해 올해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이 사업은 우수인재가 지역대학에 입학해 지역의 우수기업에 걸맞은 인재로 양성되고 취업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또한 지역 중소규모 대학 운영의 어려움 가운데 하나인 교양, 기초, 보호학문 분야 강의를 제공하는 동시에 국가 거점 대학의 책무인 기초, 보호학문 분야를 육성하는 사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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