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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우상 금요단상> 괴로움을 일으키는 근본 원인은 집착
권우상 명리학자·역사 소설가   |   2021-02-18
▲ 명리학자·역사소설가 

사람은 종교적인 동물로서 인생에 생사 문제가 있는 한 종교를 신앙하게 된다. 세상의 모든 종교는 각기 나름대로의 주장과 교의가 있는데 무상(無常)은 불교 진리의 하나로 일반인은 무상의 참된 뜻을 모르기 때문에 마음으로 배척한다. 심지어는 두려워하지만 사실 아주 좋은 것이다. 무상하기 때문에 희망이 있고 무상하기 때문에 미래를 바라볼 수 있다.


「무상고공(無常苦空) 무상락유(無常樂有)」란 말이 있듯이 정해진 형태 그대로 변화가 없고 생겨나고 없어지는 것도 없이 늙은 것은 영원히 늙어 있고 작은 것은 영원히 작게만 있다면 우리의 느낌은 어떻겠는가? 즉 어린이가 영원히 어린이로 있다면 말이다. 무상하기 때문에 돈이 있고 권력이 있는 사람이라도 너무 우쭐댈 필요가 없으며, 세상사는 무상한 것이어서 재물은 여러 사람이 같이 나누어 갖도록 돼 있다. 더욱이 권력은 셀 수도 없어 수시로 바뀌는 것이고 신체의 건강도 생멸이 무상한 것이어서 마치 점차 물이 말라가는 냇물에 살고 있는 물고기와도 같으므로 너무 욕심내고 매달릴 필요는 없는 것이니 무상함을 경계로 삼아서 마땅히 일직 행하도록 해야 한다.


무상하고 괴롭고 공허한 것이 비록 인생의 실상이지만 무상한 가운데에서도 변하지 않는 참된 마음이 우리들에게 하나 있어서 진리를 깨달아 증득하고 무상함을 초월할 수 있다면 무상 속에서 자기의 나아갈 길을 찾아내어 마음껏 초연하면서 안주할 수 있다면 이것이 인생의 즐거움이 아닐까 싶다. 생활이 바쁘고 세월이 좋아져서 정보화 시대니 세계화 시대니 하며 온 세상이 들떠 있지만 심지(心地), 곧 마음의 땅이 온전해야만 사회 질서를 바로잡을 수 있다.


비록 하루하루 살아가는 생활이 바쁘더라도 넉넉하고 여유로움을 찾아야 하며 그 지혜를 자연 속에서 배우는 것이 참다운 지혜인 것이다. 자연에서 얻은 참다운 지혜가 생활 속에 촉촉이 녹아 있을 때 구름처럼 가고 물같이 흐른다 하여 행운유수(行雲流水)로 표현한다. 이런 용심(用心)이라면 어디에도 걸림이 없고 넉넉한 인생 뜨락을 가꾸어 풍요롭게 살아가게 된다.


「말이 많고 생각이 많으면 도(道)에 계합하지 못하고 말이 끊어지고 생각이 끊어지면 통하지 않는 곳이 없다」고 하는 신심명(信心銘)에 나오는 이 글은 한 번쯤 마음에 새겨볼 만 하다. 왜냐하면 한 생각이 일어나므로 해서 행복과 불행을 만들고 남자와 여자를 만들고, 하늘과 땅을 만들고, 악인과 선인을 만들기 때문이다.


어느 유행가의 가사처럼 입에 달면 삼키고 입에 쓰면 뱉어버리는 것이 우리가 사는 살림살이라고 보면 말과 생각을 끊는 것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어려운 일만은 아니다. 그것은 자신의 본래의 진면목을 탐구하는 명상을 통해서 무심삼매(無心三昧)에 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도(道)를 찾고 진리를 탐구하는 명상을 수행하는 것이야말로 말과 생각의 길을 찾는 길이요, 무량대복을 짓는 길이요, 큰 지혜를 성취하는 지복(至福)의 길인 것이다.


세상에는 귀하고 소중하고 애지중지할 것이 많다. 그래서 우리는 이런 것들이 마치 행복인 양 손에 넣기 위해 온갖 불손한 행동을 서슴지 않고 있지만 막상 그것이 손에 들어왔을 때에는 이미 그것이 행복이 아님을 깨닫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한 생각이 들어오게 하면 큰 병을 만들게 되니 좋은 것도 내려놓고, 나쁜 것도 내려놓고 남녀노소도 내려놓고, 귀천도 내려놓고 이렇게 계속 내려놓다 보면 놓이지 않는 한 가지 물건을 만나게 되는데 그 물건, 형단없는 실영영한 일물자가 자기의 옛 주인과 상봉하는 엄청난 큰 영광의 법열(法悅)을 맞이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사문(沙門)의 길이요, 수행의 길이요 도(道)의 길로 가는 길이다. 도(道)의 길이야말로 가장 행복한 무소유의 길인 것이다. 무소유란 아무것도 갖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라 욕심을 버리고 꼭 필요한 것만 갖는 것을 말한다.


「내 것이라고 집착하는 마음이 갖가지 괴로움을 일으키는 근본이 된다. 온갖 것에 대하여 취하려는 생각을 내지 않으면 훗날 버릴 근심이 없어진다」라는 것이 화엄경의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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