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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재 칼럼> 불완전한 인간의 행복한 선택
오세재 한마음마인드교육원 자문위원   |   2021-02-17
▲ 오세재 한마음마인드교육원 자문위원

사람은 불완전하다. 불완전한 두 사람이 결혼을 하면 더욱 불완전하지 않겠는가?


필자의 주위에 앞을 못 보는 시각장애인이 있다. 아내의 시각은 정상이다. 이들은 같이 자전거를 타면서 행복하게 살아간다. 앞을 보는 아내는 남편의 뒷자리에 앉아서 말로 방향 지시를 하면, 남편은 핸들을 움직이고 자전거 페달을 밟는다. 환상의 콤비다. 더욱 놀라운 것은 전기 고장 난 것도 테스트 기(機)로 고친다는 것이다. 앞을 보는 아내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학교에서 모자(母子)캠프를 했다. 강사는 학생에게 안대를 하게 하고, 엄마가 시키는 대로 아들이 움직여서 계단을 오르고, 목표 지점을 찾아간다. 그런 과정을 통해 서로를 믿는 믿음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배우게 된다. 짧은 시간이지만, 그런 놀이는 우리에게 큰 감동을 가져다준다. 불완전해도 함께하면 더 새로운 일들을 할 수 있다. 인생은 혼자면 맛 볼 수 없는 세계가 많다. 또 서로가 듣고 싶은 말과 듣기 싫은 말을 통해 공감을 배운다.


김해 김씨의 시조인 김수로 왕은 인도의 아유타국에서 온 공주 허황옥과 최초로 국제결혼을 해서 다문화 가정을 이뤄 지금 650만 명이라는 한국 최고의 대표적인 성씨(姓氏)를 이뤘다. 가락국기에 따르면 공주 허황옥이 어디에서 태어나 어떤 과정으로 배를 타고 왔는지는 몰라도, 배를 타고 김해지역 남쪽까지 왔는데, 김수로 왕이 많은 신하를 보내서 아내로 맞이해 10남 2녀의 자녀를 낳고, 그중 두 명의 아들에게는 자신의 성(姓)인 허씨를 물려 줘 김해 허씨의 시조가 됐다고 한다. 가야의 역사는 아직까지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김유신 장군을 비롯해서 훌륭한 위인들의 성씨가 됐다. 이렇듯 결혼은 성스럽고 위대한 역사를 만든다.


여덟 살 때 호머의 작품을 그리스어로 읽었을 정도로 문학에 재능이 많았던 엘리자베스 베렛(Elizabeth Barrett), 열다섯 살 낙마 사고로 척추를 다치고, 몇 년 후 가슴 동맥이 터져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았다. 죽음을 바로 앞두고 시작된 여섯 살 연하의 무명 시인 로버트 브라우닝과의 사랑은 꿈만 같았다. 엘리자베스 베렛은 온전치 못한 몸으로 남편의 사랑을 받는 동안 슬하에 한 명의 자녀를 두게 됐고, 15년이란 시간을 행복하게 보내다 세상을 떠났다.


여자를 보면 힘으로는 안 되지만, 항상 남자를 말로 이기려 한다. 필자의 아내 역시 사사건건 잔소리를 한다. 한번은 안 해도 되는 잔소리는 하지 말라고 하니까, 여자가 그런 재미도 없으면 무슨 낙(樂)으로 사느냐고 되물었다. 위대한 남편들은 일부로 아내의 잔소리거리까지 생각한다. 남편은 참으로 위대하다. 온종일 수고해서 돈을 벌면 아내에게 바치고, 그것도 모자라서 꽃 노래가 아닌 온갖 잔소리를 들어가면서 즐거워한다.


결혼은 불완전한 남자가 불완전한 여자를 만나서, 온갖 삶의 우여곡절을 다 이겨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온갖 희생과 인내, 정이 생긴다. 세상에는 백마를 타고 온 왕자나 잠자는 숲 속의 공주는 없다. 이기적이고 욕심 많은 인간이 가장(家長)이 되고, 부모가 되면서 인생의 의미를 배워간다. 그것이 인생의 운명이요, 즐거움이다. 혼자 사는 사람은 그런 재미를 모른다. 오직 나를 생각하는 이기심에 젖어 살다 보면 정신이 삐뚤어져도 본인은 감지하기가 어렵다. 혼자 살다 보면 내 생각이 옳다는 편협된 사고를 갖기가 너무나 많다. 여자는 약하지만, 어머니는 강하다. 남자는 강해도 아버지는 부드러운 것이다.


인간다움의 시작은 가정이다. 혹시 결혼을 위해 이것저것을 갖추려고 하다 보면 시기를 놓치기 십상이다. 나이가 들면, 또래들이 벌써 가정을 이루고, 자녀들을 두고 사는 것을 보게 되고, 늦었다는 절망감이 자꾸 들어서, 더욱 주저하게 된다. 내 주위에도 타이밍을 놓쳐서 결혼을 못한 젊은이들이 흔하게 있다. 그들에게는 용기가 필요하다. 늦은 것이 결코 늦은 것이 아니다. 2월은 구정이 있는 달이라, 어느 때보다 가족들이 더 생각이 나는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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