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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희 내세워 ‘WTO 총장’ 3수 도전…“韓, 중간국·다자주의 어필을”
윤구 기자/뉴스1   |   2020-06-25
▲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지난 24일 정부세종청사 산자부 기자실에서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거 출마 브리핑을 하고 있다.(뉴스1 제공)    



현재 5파전…개도·선진국 각축속 ‘제3지대’ 반사이익 가능성
전문가들 “개도국에 강한 비전 제시 ‘대안’ 어필땐 승산 충분”

 

 

한국이 ‘국내 최고 여성 통상전문가’로 꼽히는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을 앞세워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에 세 번째로 도전한다.


정부는 대외경제장관회의 의결을 거쳐 주제네바대표부를 통해 WTO 사무국에 유 본부장의 입후보를 공식 등록하기로 결정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로써 유 본부장은 역대 세 번째로 WTO 사무총장에 도전하는 한국 후보가 됐다.


한국은 지난 1995년 WTO 2대 사무총장 선거에 김철수 전 상공자원부 장관을 내세웠고, 2013년에는 박태호 당시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이 나섰지만 두 번 모두 고배를 마신 바 있다.


이번 선거는 호베르투 아제베두 현 WTO 사무총장이 지난달 14일 돌연 사퇴를 발표하면서 치러지는 것이다. 아제베두 사무총장이 8월 말까지만 활동하겠다고 선언하면서 WTO는 통상 6개월 가량이 소요되던 선출절차를 단축해 사무총장의 공석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산업부에 따르면 현재까지 멕시코의 헤수스 세아데 외교부 북미외교 차관,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웰라 세계백신면역연합(GAM) 이사장, 이집트의 외교부 출신 하미드 맘두 변호사, 몰도바의 투도르 울리아노브스키 전 주제네바 몰도바 대사 등 4명이 후보 등록을 마쳤다. 이날 유 본부장의 후보 등록이 마무리되면 후보는 5명으로 늘어나고, 후보 등록 마감일인 내달 8일 이전까지 더 많은 후보가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선거는 개발도상국으로 대표되는 아프리카 후보와 선진국으로 대표되는 유럽 후보의 각축전이 전개될 것으로 점쳐진다. 특히 아프리카의 경우 이전까지 단 한 번도 WTO 사무총장을 배출하지 못한 만큼 이번 기회를 ‘적기’로 보고 있다.


반면 미국·유럽 등 선진국 진영에서는 브라질 출신의 현 사무총장에 이어 개도국에 연거푸 자리를 내줄 수 없다는 전선을 형성하는 모양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 ‘중간자’적인 입장을 취하며 반사이익을 노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국제통상학회장을 맡고 있는 안덕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도 “유 본부장이 한-미 FTA와 한-EU FTA 협상 전면에 나서는 등 대외적인 이미지가 좋다”면서 “미-중의 극렬한 대립 속에서 우리나라는 중립적인 포지션을 잘 잡고 있다는 점이 상당한 자산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 본부장도 이날 출마 선언에서 “한국은 무역을 통한 성장 경험과 비전 등의 역량을 바탕으로 개도국과 선진국간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면서 “WTO가 21세기 통상환경에 맞게 개편되기 위해선 회원국들간 신뢰와 통합이 필요한 만큼, 중견국인 한국이 이 부분에서 주도적 역할과 기능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 점을 선거운동에 활용할 뜻을 비쳤다.


전문가들은 여기에 더해 WTO 다자주의 복원을 회원국들에게 어필하면 당선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전망하고 있다.


송기호 국제통상전문 변호사는 “미-중의 갈등, 미국의 일방주의를 누그러뜨릴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 WTO의 다자무역주의라는 점에 많은 개도국들이 공감하고 있다”면서 “이에 대한 강한 메시지와 비전을 제시한다면 개도국들의 입장에서도 충분한 대안으로 매력을 느낄 수 있고, 당선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유 본부장 역시 “WTO 회원국들이 직면한 난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미래를 열 수 있도록 기여하겠다”면서 특히 국제공조 복원에 초점을 맞춰 다자무역체제가 다시금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후보 등록 절차가 마무리되면 입후보자들은 164개 WTO 회원국들을 대상으로 정견발표를 한 뒤 후보자 1명으로 압축하는 절차를 밟는다. WTO 일반 이사회 의장이 회원국들과 협의하는 과정에서 지지도가 가장 낮은 후보를 탈락하는 과정을 반복하다가 최종 단일후보자를 만장일치로 추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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