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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국제 결혼에 대한 인식과 나아가야할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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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환 김해서부경찰서 주촌파출소 경위 2019-10-14

▲ 서정환 김해서부경찰서 주촌파출소 경위 
최근 여성에 대한 가정폭력 신고를 받아 출동한 적이 있다. 가정 폭력 신고로 인해 출동했을 경우 국제결혼 가정을 만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외국인 범죄도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 외국인 아내를 대상으로 한 가정폭력까지 증가하고 있다. 약 40%가 넘는 외국인 아내가 가정폭력에 시달리고 있다고 하니 심각한 수준이 아닐 수 없다.


폭력 중 대표적인 경우가 언어폭행으로 대부분 외국인 여성에게 "일이나 해라", "너를 데려오는 데 많은 돈이 들었다"고 하는 식이라고 한다.


이러한 가정폭력의 수위는 단지 경찰관이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해 보면 간단한 것이 아닌 가정 전체의 일이 되고 결국에는 우리 사회의 각종 범죄행위, 청소년의 일탈 행위 등의 사회적인 부작용으로 연결되는 악순환이 되고 있는 것이다.


대한민국 국적 취득 전 외국인 배우자의 경우 출입국법상 F-6비자(한시적으로 발행되는 한국인과 결혼한 외국인의 비자)를 소지하고 있는데 대부분 현장 방문시 외국인 배우자의 경우 자신이 고국으로 추방당할 것에 대한 우려와 언어 소통의 부재로 인해 국내법에 대한 무지, 자기 방어권을 충분히 행사 못 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잦은 구타가 그 뒤를 따르고 있어 외국인 아내의 경우 언어소통 등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문화의 차이로 인해 오해를 빚고 이로 인해 구타를 당한다는 것이다.


경찰이 출동했을 당시에도 피해 외국인 여성에게 물어보니 "112에 신고를 해도 언어장벽으로 인해 폭행을 당하고도 신고를 할 수 없었다"는 답변이 있었다. 이외에도 '가재는 게 편이다'는 생각을 가지고 한국 경찰이니 당연히 한국인을 감싸 안아줄 거라 판단해 신고를 할 수 없다는 것이다.


2000년대 중후반에 시골지역에서 가부장적 분위기의 국제결혼 가정이 급속도로 늘어났으며 현재까지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문제는 시대가 이렇게 급속하게 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제결혼 가정의 폭력 사건들을 접하다 보면 아직도 우리나라 남성들이 낡은 폐습의 전통적인 사고방식을 벗어나지 못하고 외국인 배우자를 자신의 소유물처럼 생각하는 남편들을 더러 만나게 된다.


사실 일반적인 가정에서도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한다고 하더라도 오랜 결혼 생활이 유지되는 것이 쉽지 않은데 하물며 외국인 배우자와의 결혼 생활에 있어 그 나라의 언어와 문화를 제대로 이해하지도 못한 상태에서 결혼 생활을 유지하는 것은 얼마나 어렵겠는가?


한국인 남성들도 국제화 시대에 맞추어 외국인 배우자의 언어와 문화를 배우고 이해하고자 한다면, 그리고 가부장적인 사고방식을 탈피하고자 노력하고자 했을 때 비로소 외국인 배우자의 고충을 진심으로 알 수 있지 않겠는가. 그렇게 한다면 국제 결혼으로 대한민국에 살아가고 있는 이주여성들의 인식이 좀 더 긍정적으로 변하지 않을까. 그것이 곧 이주여성인권을 향상 시킬 수 있는 첫걸음이 되지않을까 생각해본다.

기사입력 : 2019-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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