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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칼럼> 우유가 건강식품이 아닌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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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의철 선병원 직업환경의학센터장 2019-09-23

▲ 이의철 선병원 직업환경의학센터장 (뉴스1 제공) 
우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말이 완전식품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아이들에게 우유를 적극적으로 권하고 학교에서도 우유급식을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더 이상 우유 섭취를 권하지 않는다. 오히려 제한해야 할 음료로 취급하고 있다.


2011년 하버드 의대의 식이가이드 '한 끼 건강식'(Healthy Eating Plate)을 봤을 때다. 우유가 있어야 할 자리에 물이 있는 것이다.


미국 농무부는 여전히 하루 3잔, 매 식사마다 우유 섭취를 권하고 있음에도 하버드 의대는 우유가 아니라 물을 마실 것을 권하고 있었던 것이다.


우유를 섭취할수록 골절이 감소한다는 대규모 전향적 연구 결과는 하나도 없다. 2011년 우유와 고관절 골절의 관련성을 연구한 대규모 전향적 연구 6개를 취합한 메타분석에서도 우유섭취는 고관절 골절 감소와 관련이 없었다.


오히려 2014년에 스웨덴 여성 6만여 명을 21년간 추적 관찰한 연구에서 우유를 1잔 마실 때마다 고관절 골절이 9%씩 증가하고, 하루 1잔 미만 마시는 사람들에 비해 3잔 이상 마시는 사람들의 골절 위험이 60%나 높다는 결과가 발표됐다.


이뿐 아니라 우유를 3잔 이상 마시는 사람들의 전체 사망률과 심혈관질환 사망률이 우유를 거의 마시지 않는 사람들보다 90% 높고, 우유를 1잔 마실 때마다 전체 사망률과 심혈관질환 사망률이 각각 15%씩 증가한다는 사실 또한 확인됐다.


암도 마찬가지였다. 우유를 1잔 마실 때마다 7%씩 암 사망률이 증가했고, 3잔 이상 마시면 암 사망률이 44% 높았다. 하버드 의대는 이런 일련의 연구 결과에 주목한 것이다. 뼈 건강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심혈관질환 및 암 발생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는 우유를 권장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전 세계 고관절 골절 발생률 지도를 보면 칼슘 섭취량이 적은 지역, 즉 우유를 먹지 않는 지역의 골절 발생률이 낮고, 칼슘과 우유 섭취가 많은 지역의 골절 발생률이 높다.


세계보건기구는 이런 현상을 칼슘역설이라고 부르며, 칼슘 섭취를 전 세계 모든 지역에 권하지 않고, 고관절 골절이 많이 발생하는 지역에서만 권하고 있다. 이때도 우유 이외의 녹색채소와 해조류, 콩 등 다양한 고칼슘 음식을 강조한다.


우유가 뼈 건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은 한국과 미국을 비교해도 금방 알 수 있다. 한국과 미국의 1인당 우유 섭취량은 각각 70g과 700g으로 미국인들이 10배 정도 많이 먹는다. 그런데 고관절 골절률은 미국이 2배 이상 높다.


이쯤 되면 우유가 뼈 건강에 도움이 되는지 충분히 의문을 제기할 만하다. 이런 이유로 2019년 발표된 캐나다 식이가이드 또한 우유가 아니라 물을 섭취하고, 우유를 독자적인 식품군이 아니라 탄산음료와 마찬가지로 섭취를 제한할 음료로 구분하고 있다.


이제 한국도 우유에 대해 다시 생각을 해야 한다. 무턱대고 미국 농무부의 식이가이드를 따를 것이 아니라, 명백한 사실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기사입력 : 2019-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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