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으면 좋겠어요”

크게작게

구정욱 기자 2019-09-09

▲  지난 8일 진주 전통재래시장인 논개시장에서 차례상에 올릴 생선을 고르는 시민들의 진지한 모습이 쉽게 눈에 띈다

 

전통 재래시장에 늦깎이 제수용품 사러 ‘바글바글’
태풍 ‘링링’ 지나간 뒤 추석 앞둔 명절 분위기 물씬

 

적지 않은 인적·물적 피해를 안겨다 준 태풍 ‘링링’이 전국을 강타한 다음날인 지난 8일, 서부경남의 중심도시인 진주시의 경우 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이 그 어느 때보다도 한발 앞으로 성큼 다가왔음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했다는 시민들의 목소리다.


매월 둘째, 넷째 일요일에는 이마트와 홈플러스, 탑마트 등 관내 대형유통점이 전통시장과의 상생을 위해 문을 닫은 가운데 진주 구도심의 중심에 포진해 있는 주요 재래시장에는 오고가는 수많은 인파로 인해 ‘명절다운 생생한 활력’이 피부로 느껴졌다.


대체로 차례상에 사용할 민어나 조기 등 제수용 생선이나, 역시 차례상에 올릴 크고 품질좋은 먹음직한 배나 사과 등을 고르는 시민들의 눈빛은 그 어느 때보다 진지했고, 또 삶의 애환이 느껴지는 가운데서도 희망찬 내일에 대한 기대와 희망을 충분히 엿볼 수 있었다.


이날 장을 보러 나왔다는 주부 이모(51·판문동) 씨는 “부산과 대구에서 삼촌과 고모가 모두 내려오고, 또 차례가 끝난 뒤에는 대곡면에 있는 묘소도 함께 방문할 계획”이라며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말이 있듯이 이번 주부터 왠지 마음이 들뜨는 것은 나이가 들어도 어찌할 수 없는 모양”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또 함께 장을 보러 나온 이 씨의 딸 강모(22) 양은 “논개시장 주차장이 확장돼 ‘운좋게(!)’ 주차할 수 있었지만 가끔씩 구경삼아 들르는 중앙시장과 논개시장에 오늘처럼 많은 사람이 모인 것을 본적이 없다”고 놀라움을 표현하며 “명절 ‘대목’이란게 실감난다”는 목소리다.


특히 10년 만에 진주를 찾아왔다는 박모(43) 씨는 “서울과 외국을 오가며 눈코뜰새 없는 바쁜 세월을 보내다 가까운 친지의 장례식을 겸해서 오랜만에 고향 진주에 들렀다”며 “어릴적 부모님의 손을 잡고 추석 차례상을 보러 중앙시장을 찾아온 기억을 더듬으며, 이것저것 물건도 사고 있다”고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박 씨는 “강산도 변하고, 사람도 많이 떠났지만 ‘변함없이 반겨주는’ 진주성과 촉석루, 중앙시장 같은 재래시장을 볼 때면 마치 부모님을 뵙는 것처럼 없던 힘도 생겨나는 무엇인가가 있는 것 같다”며 “나처럼 올 추석에 고향에서 가족, 친지들을 만나고 모두들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덕담했다.


또한 추석 손님맞이에 분주해 보이는 한 상인은 “무더운 폭염과 태풍 등으로 말미암아 재래시장을 찾는 손님들이 부쩍 줄고, 또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시민들이 점차 늘어가고 있다”고 어려움을 전하면서 “그나마 대형유통점의 일요일 휴무와 잊지 않고 시장을 방문해 주시는 시민들이 고마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전통시장은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곳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의 정(情)이 오가고, 고향과 명절의 정취를 흠뻑 느낄 수 있는 추억의 장소’이기도 하다”며 “언론에서도 이같은 사실을 널리 알려 바람직한 문화현상으로 자리잡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기사입력 : 2019-09-09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Share on Google+ naver URL복사
뒤로가기 홈으로

인기뉴스

URL 복사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