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농정단상(斷想)> 우리나라는 물 부족 국가

크게작게

허재영 경남도농업기술원 환경농업연구과 농학박사 2019-08-26

▲ 허재영 경남도농업기술원 환경농업연구과 농학박사
얼마 전 이슈가 됐던 인천 '붉은 수돗물' 사태는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과연 우리나라는 물 사정이 괜찮은 나라인가? 전 국민이 걱정 없이 사용할 만큼 물이 풍부한가?'라는 의문을 가지는 사건이었다.


과연 우리나라는 물이 풍족한 나라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한국은 물 부족 국가이다. 2003년 국제인구행동연구소(PAI)는 한국을 물 스트레스 국가, 즉 물 부족 국가로 분류했다. '물 부족 국가'는 재생 가능한 수자원의 양이 1인당 1000㎥ 이상~1700㎥ 이하인 국가로, 한국은 1인당 활용 가능한 수자원량이 1452㎥여서 물 부족 국가에 포함이 된다. (출처 : 아시아경제, 과학을 읽다)


하지만 대다수 국민들은 이러한 물 부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오래전,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신석기시대부터 한반도에는 물이 풍부한 나라에서만 재배가 가능한 벼농사를 지어왔고, 물 기근에 의한 절박한 어려움을 직접 경험하지 못했다. 요즘은 특히 집에서는 깨끗한 물을 마시고 샤워하며 마트에서는 싼값으로 생수를 언제든지 사 먹을 수 있다. 외국과 비교해 물값이 저렴하고 언제 어디서든 사용할 수 있는 것이 물의 소중함을 느끼지 못하게 하는 이유일 수도 있다.


또 우리나라가 물이 풍부하다고 느끼는 가장 큰 이유는 한국의 연평균 강수량이 세계 평균 강수량보다 많기 때문이다. 한국은 사막지역의 다른 나라와 비교할 때 비가 많이 오는 나라로 분류돼 있고,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는 물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비가 오는 달이 6월~9월에 집중돼 있고, 수자원으로 이용하기도 전에 대부분 바다로 흘러 들어가서 결국 제대로 이용할 수 있는 수자원의 총량은 26% 수준에 그치고 있다. 효율성이 매우 떨어진다는 뜻이다.


최근 세계적으로 지구 온난화로 인한 이상 기후 현상이 많이 발생되고 있다. 갈수록 극심해지는 기상이변으로 여름에는 기록적인 폭염과 가뭄으로 인해 농작물이 타들어 가고, 이는 식량 부족으로 이어져 기아발생 등 가뭄피해가 날로 증대되고 있다.


6월 달은 모내기 후 논물을 위해 많은 양의 물이 필요하다. 한해 벼농사에 드는 물의 양은 못자리부터 수확까지 10a 기준으로 총 1천t의 농업용수가 필요하다. 우리나라 벼 재배 면적이 75만㏊ 정도인 걸 감안하면 1년에 75억t이라는 천문학적 양의 농업용수가 필요한 셈이다. 특히 시설재배를 많이 하는 경남의 경우 양액재배 농가가 많아 실질적으로 한해에 사용되는 농업용수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점을 감안하더라도 지금처럼 물을 펑펑 사용하다가는 우리의 주식인 벼농사를 물 부족으로 못 지을 상황이 발생하는 것도 배제할 수 없다. 인천 '붉은 수돗물' 사태로 70만 명에 이르는 지역주민과 150여 개 학교가 식수 피해를 입은 사례는 우리에게 소중함을 일깨우는 계기가 됐지만, 혹시 물 재해에 대한 경고는 아닐까도 생각해 본다.


이제 우리나라도 물을 절약하지 않으면 가까운 미래에 물 기근으로 인한 재해가 분명히 올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후손들을 위해 나부터 깨끗한 물을 아껴서 사용해야 하겠다.

기사입력 : 2019-08-26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Share on Google+ naver URL복사
뒤로가기 홈으로

인기뉴스

URL 복사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