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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인구절벽 시대, 지방대 경쟁력 강화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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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찬 편집부국장 2019-08-19

▲ 이현찬 편집부국장 
'벚꽃이 지는 순서대로 대학이 문을 닫는다'라는 위기감 속에 진행되고 있는 대학의 정원감축 작업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그나마도 지방대에만 집중되는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수도권 대학은 찔끔 감축하는 반면 지방대만 대폭적인 감축이 이뤄지고 있어 지방대가 설 자리가 없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대학기본역량진단평가를 통해 대학에 입학정원 감축을 압박했던 교육부가 대학 스스로 정원을 줄이라는 것이다. 대학에서 수행해야 할 과제와 목표를 정해 추진토록 책임성을 떠넘긴 것이다. 교육부가 대학의 정원 감축 여부를 자율에 맡기고, 부실대학이 문을 닫도록 관련 법규 개정을 추진하는 내용이 담긴 '대학 혁신 지원방안'을 내놓고 대신 입학정원만큼 학생을 채우지 못하면 재정지원을 받기 어렵게 평가 틀을 짜 대학이 알아서 구조조정을 하도록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대학 구조조정이 정부 주도에서 대학 자율로 선회한 것은 인구 감소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 인위적 구조조정에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실제 교육부 추계에 의하면 지금의 대학정원(49만7218명)이 유지될 경우 2024년에는 12만5천 명가량 정원 미달 사태가 오게 된다. 단순히 따지면 앞으로 5년이 지나면 대학 4곳 중 한 곳은 신입생을 1명도 뽑지 못하게 된다는 얘기다. 출산율 저하와 대학 진학률 감소를 감안하면 어쩌면 대학 입학 자원은 더 빠른 속도로 줄어들 수 있다. 대학 구조조정이 미룰 수 없는 화급한 과제인 이유다.


중소도시일수록 대학이 지역사회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막대하다. 지방대 몰락은 지역경제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 지역경제 황폐화를 우려하는 지자체들이 대학에 목을 매는 이유이기도 하다. 입학정원과 관련된 저출산 쇼크에 유연하게 맞서기 힘든 지방대는 더 말할 것이 없다. 학생 모집에 온도 차가 있는 수도권 대학과도 사정은 다르다. 질서 있는 퇴출, 폐교 지원까지 체계화해야 한다. 정부가 손 놓으면 지방자치단체가 지역대학과 손잡는 패러다임은 더욱 기대하기 곤란하다. 벚꽃 지는 순서가 아니라 한꺼번에 우르르 무너지는 사태가 오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다. 지역사회 속 대학 위상, 대학 공공성까지 생각한다면 완전한 해법에 손을 놓아서는 안 된다.


지역에 있는 중견·중소기업에 입사하는 대졸 신규 인력의 대부분은 지방대학 출신이다. 지방대가 사라지면, 지역 기업에 수도권 대학 출신들이 취업하는 과정에서 미스 매치 현상도 발생할 수 있다. 지역 기업 혹은 지역사회 기여율 같은 지역 균형발전 기여 관련 지표도 고려되어야 한다. 지방대학이 살아남아야 지역 기업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대학 정원 감축을 시장에만 맡기면 지방대는 고사할 수밖에 없다. 이는 지역 균형발전에도 역행하는 처사다. 저출산 현상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대학 구조조정을 더 미룰 수는 없다. 그렇다 하더라도 지역 균형발전을 위한 사회적 합의는 필요하다.


부실대학은 과감히 퇴출시키되 스스로 새로운 돌파구를 찾으려하는 대학의 경쟁력을 키워주는 대책도 병행 추진돼야 한다. 위기에 처한 지방대와 지역사회의 피해를 줄이는 혜안이 요구되는 때다.

기사입력 : 2019-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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