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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신병력자 묻지마 살인, 방관과 안일의 결과다 / ‘장애인의 날’에 깊이 생각해야 할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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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경남 2019-04-21

정신병력자 묻지마 살인, 방관과 안일의 결과다 

 

진주 아파트 방화·살인 사건의 범인 안인득의 평소 정신병적 행태가 낳은 참극은 충분히 예방할 수 있었던 것으로 방치와 안일의 결과로 지적되고 있다. 정신질환 병력자에 의한 진주 아파트 방화·살인 사건은 정신질환 환자 관리에 우리 사회가 얼마나 취약한지를 보여줬다. 70대 노인, 10대 청소년 등 약자가 다수 희생된 이번 범행은 이미 조짐이 있었다. 주민들에 따르면 안 씨는 층간소음 등을 이유로 위층에 인분을 투척하는 등의 난동을 부렸다고 한다. 지난 1월에는 주민을 폭행했고, 귀가하는 위층 여학생을 쫓아간 일도 있었다. 주민들이 경찰에 수차례 신고했지만, 경찰이 도저히 대화가 안 된다며 그냥 돌아갔다. 주민 신고로 경찰이 안 씨를 만나 대화가 안 될 정도라는 판단까지 했다는 것은 그의 상태를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었다는 의미다.


'임세원법'이 국회를 통과해 타인을 해칠 우려가 있는 정신질환자가 퇴원할 경우 병원이 이를 지자체에 알릴 수 있게 됐지만, 환자나 보호자가 이를 거부하면 불가능하다. 안 씨의 경우 지역 정신보건센터에서 존재조차 알지 못했다. 안 씨는 지난 2010년 폭력 혐의로 입건돼 조현병 판정으로 보호관찰형을 받은 전력이 있다. 2011년부터 정신질환으로 기초생활보장 수급까지 신청해 범행 당시 기초수급생활자로 아파트에 혼자 거주하고 있었다. 안 씨는 진주의 한 정신병원에서 2015년 1월부터 2016년 7월까지 치료받았으나 이후 치료를 중단했다. 안 씨의 묻지 마 범죄는 법무부, 정신병원을 관할하는 보건소, 경찰 사이에 정신질환 우범자 관리를 위한 업무 협조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드러냈다.


물론, 범죄를 계기로 정신질환자들을 무조건 의심의 눈으로 봐서는 안 되지만 그러나 정신질환 이전에 성격 기질상 포악성에 따른 우발적 살인과 관련은 차이가 있다. 피해망상을 품고 폭력 성향까지 보이는 '편집형 조현병' 환자는 특히 관리가 필요한 이유가 되고 있다. 사후 대처보다는 사전 예방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정부는 이번 참사를 계기로 우발적 범죄 가능성이 있는 정신질환자들에 대한 대응 지침이 있는지 확인하고 지자체와 경찰 등이 적절히 대응해 나갈 수 있도록 매뉴얼을 만들고 관리해야 한다. 또 매뉴얼대로 행하지 않아서 비롯된 결과에 대해선 지자체와 공권력에도 책임을 물어 사회 안전망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장애인의 날’에 깊이 생각해야 할 문제

 

지난 4월 20일은 제39회 장애인의 날이다. 장애인에 대한 국민의 이해를 깊게 하고 장애인의 재활 의욕을 높이기 위해 1981년 정부가 제정한 법정기념일이다. 해마다 이날을 전후해 전국에서 다양한 행사가 열리지만 매번 일회성 행사에 그치고, 이날만 지나면 장애인 인권에 대한 관심도 멀어지는 것이 현실이다. 그동안 장애인 처우와 복지 수준이 높아졌다고는 하나 선진국에 비하면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시행된 지 11년이 지났지만, 장애인 가구 빈곤율이 30%를 넘는다. 그동안 입시에서의 장애인 차별, 고용·참정권 제한 등 장애인들은 숱한 불평등을 겪어 왔다.


장애인들이 가장 큰 어려움을 겪는 것이 취업이다. 고용노동부가 지난 2017년 장애인 의무고용 적용 대상 민간기업 2만7012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장애인 고용률은 2.61%에 불과했다. 민간 기업은 물론이고 공공기관에서조차 장애인 의무고용률을 지키지 않고 있다. 실제로 공공기관이 의무고용률을 달성하지 못해 납부한 고용부담금은 2013년 66억5400만 원에서 2017년 167억6200만 원으로 급증했다. 여기다 기업 규모가 커질수록 고용률이 낮았다. 대기업집단의 장애인 고용률은 2.04%까지 떨어졌다. 무엇보다 정부는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에 걸맞게 장애인의 자유로운 이동권을 보장하고, 고용창출을 위한 맞춤형 일자리 제공에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특히 장애인 의무고용을 어기면 부담금만 물릴 게 아니라 형사고발 등 강력한 제재가 뒤따라야 한다.


급속한 인구 고령화 영향이 장애인 비율에도 미치고 있다. 지난 17일 발표된 등록장애인 현황에서는 장애인 비율이 전 국민의 5% 수준이다. 이 중 절반은 고령 장애인이다. 65세 이상 노년층 장애인 비율은 2011년 38%에서 지난해 45% 선을 넘어섰다. 장애인 대책을 전면적으로 손질할 단계가 왔다는 뜻이다. 장애인을 차별하는 사회, 그 차별을 은폐하고 정당화하려고 이용하고 있는 적폐를 없애기 위해 장애인의 날을 기해 새로이 거듭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공정한 사회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차등배분을 통해 사회 전체의 가치(자유, 기회, 소득, 부 등)가 동등하게 배분되는 곳이다.

기사입력 : 2019-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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