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권우상 금요단상> 酒池肉林으로 멸망한 夏나라 걸왕

크게작게

권우상 명리학자·역사소설가 2019-04-18

▲ 명리학자·역사소설가 
 하(夏)나라 걸(桀)왕은 나라 안에서 미녀를 구하지 못하자 유시국왕에게 미녀를 보내라고 했지만 거절당하자, 걸왕은 유시국을 공격했다. 나라가 위기에 빠진 유시국 왕과 신하들이 고민에 빠지자 한 미녀가 왕 앞에 엎드려 정중히 아뢴다. 「소녀가 하나라에 가서 오늘의 이 대왕의 치욕을 반드시 갚아드리겠습니다」 유시국 왕은 그 미녀를 걸왕에게 보내기로 허락했다. 미녀를 본 걸왕은 좋아하면서 공격을 멈추었다. 그 미녀의 이름은 매희였다. 하나라에 복수를 결심한 매희는 걸왕에게 갖은 아양을 부렸고, 걸왕은 매희에 빠져 한시도 곁을 떠나지 않았다. 신하들은 간언을 해도 귓등으로 듣고 매희와 함께 날마다 연회를 베풀고 춤과 노래로 날을 보냈다. 어느 날 걸왕은 「멀리 고국을 떠나 짐을 이렇게 섬기고 있으니 그 마음이 갸륵하오. 무슨 요구가 있으면 말해보오. 무슨 소원이든지 들어 줄 테니」 매희는 걸왕의 말에 웃음꽃을 활짝 피우며 말했다. 「이 무녀들은 용모가 볼품없고 의복도 초라합니다. 좀 더 미색의 소녀들은 가려 뽑은 후 그들에게 현란한 옷을 입혀 3천 명이 동시에 노래 부르고 춤추게 한다면 얼마나 좋겠어요?」 걸왕은 조촉령에게 명을 내렸다. 조촉령은 3천 명의 무녀들을 뽑아 그들에게 춤과 노래를 가르쳤고, 아름답게 자수를 놓은 무복을 만들게 했는데, 기일에 바치지 않으면 백성들을 엄벌에 다스렸다. 백성들은 가산을 탕진해 가면서 무복을 받쳤다. 두 달이 지나서야 조촉령은 걸왕에게 노래연습이 끝났다고 보고하자, 걸왕은 왕궁 뒤 어화원에서 시연을 하라고 명했다. 걸왕은 매희와 함께 단위에 높이 앉아서 3천 궁녀의 춤과 노래를 구경했다.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한 줄 또 한 줄의 무녀들이 무복을 나아갈 듯이 입고 춤을 추는데 눈앞이 어지러울 지경이었다. 백 명을 한 대열로 이루었는데 대열마다 복색이 달랐다. 진붉은 수의(銹衣)에 녹색바지를 입고 허리엔 분홍빛 띠를 두른 대열에선 적, 황, 녹, 청, 남, 자색이 저마다 현란한 빛을 뽐냈다. 여러 대열들이 겹치고 달라지면서 무녀들이 웃음을 머금고 나비 마냥 두 팔을 하느작거리니 물 위로 연꽃들이 떠 오른 듯, 춘풍에 버들이 하느작거리는 것 같았다. 맨 앞에 선 무녀가 북을 치자 3천 명의 무녀가 일제히 악기를 들고 연주했다.

 

 기분이 좋아진 걸왕은 무녀들에게 술을 한 잔씩 주어 목을 축이도록 하라고 했다. 궁노들이 쟁반에 술잔을 받쳐 들고 무녀들에게 술을 권했다. 3천 명이나 되는 궁녀들에게 돌아가면서 술을 권하자니 시간이 오래 걸렸다. 미소를 띠고 바라보고 있던 매희는 걸왕에게 말했다. 「차라리 주지를 만드는 게 어떨까요? 허리를 굽히기만 하면 술을 마실 수 있게 고기를 매달아 놓아 마음껏 즐길 수 있는데다가 시간을 절약할 수 있을 테니까요. 좋지 않겠어요」 걸왕은 어화원 안에 주지육림을 만들라고 명했다. 수천 명의 백성들이 밤낮 동원되어 두 달여 만에 배를 띄울 수 있을 만큼의 큰 늪이 만들어졌다. 늪바닥엔 자갈을 깔고 그위에 흰모래를 깐 다음 늪에 술을 가득 채워 놓고, 늪가엔 절인 고기를 주렁주렁 매달았다. 이것이 바로 주지육림(酒池肉林)이다. 걸왕이 매희와 함께 배에 올라 노니는데 궁녀들은 그들의 잔에 술을 부었다. 한동안 춤과 노래가 이어지다가 북소리가 한번 울리자 무녀들은 분분히 늪가에서 허리를 굽혀 술을 마셨다. 그리고는 고개를 들어 나뭇가지에 매달린 절인 고기를 뜯어 먹었다. 무녀들이 하느작거리며 춤을 추는 자태는 황홀했다. 걸왕은 세월 가는 줄 몰랐다. 걸왕이 이런 방탕한 생활을 유지하자면 많은 인력과 재물이 탕진됐다. 고기가 변질되면 바꿔 달았고, 술이 바르면 또 부어 넣었다. 옷이 낡으면 새옷을 만들었고, 수 놓은 옷을 만들라는 명이 하루가 다르게 민가에 내려졌다. 백성들의 원성은 높아질 대로 높아졌고, 국력은 날이 갈수록 쇠퇴해졌다. 그동안 이런 사실을 염탐에 온 상(商)나라 탕(湯)왕은 전쟁 준비를 해 왔지만 걸왕은 주지육림에만 빠져 있었다. 탕왕은 대군을 거느리고 단숨에 공격하자 하(夏)나라는 맥없이 무너졌다. 최근 한 외국인 관광객은 한국에 와서 느낀 것은 분단된 나라가 너무나 평온한 모습에 놀랐다고 한다. 중국에서는 나라가 중흥하려면 상서로움이 나타나고 망하려면 요사한 징조가 나타난다고 한다.

기사입력 : 2019-04-18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Share on Google+ naver URL복사
뒤로가기 홈으로

인기뉴스

URL 복사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