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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수 칼럼> 고위공직 후보자 국회 청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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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수 진주교육대학교 교수 2019-02-10

▲ 진주교육대학교 교수
 청문회는 국회에서 필요한 경우 증인, 참고인, 감정인으로부터 증언 및 진술 청취와 증거채택을 위한 것이다. 청문회는 미국 의회에서 전형적으로 운영되는 제도인데, 한국에서는 1988년 8월에 도입하여 1988년 11월에 최초로 청문회가 있었다. 청문회는 성격상 조사 청문회와 입법 청문회로 나누어지는데, 지금까지 한국에서 진행되었던 모든 청문회는 조사 청문회였다.

 

 대학교수 출신자가 과거와 현재 고위공직자인 국무총리 및 장관을 맡은 사람은 많다. 고위공직 후보자들 중에는 청문회 때문에 곤혹을 치르는 사람도 많았다. 인사청문회 때마다 항상 어김없이 터져 나오는 단골 메뉴가 있다. 그것은 '탈세, 병역, 부동산 투기' 3대 의혹과 '위장전입' 등이다. 특히 이런 의혹의 문제는 대학교수 출신에게 더 심각성을 가진다. 왜냐면 대학교수에게는 도덕성을 더 문제 삼기 때문이다. 국어사전에 '교수는 정치와 장관을 하는 사람이다'라는 내용은 전혀 없다. 곧, 교수는 정치를 하면 안 된다는 뜻이다.


 대학교수 출신 고위공직 후보자들에게는 부동산 투기, 병역, 탈세, 전관예우, 음주운전, 위장전입, 논문표절 등 각종의 의혹이 쏟아지기도 한다. 그러면 청문회에서 의혹을 해명한다. 그런데 납득 할 수 없는 답변도 한다. 이러한 청문회의 과정을 지켜보는 대학생들의 마음은 어떨까? 후보자인 교수님의 제자는 은사님의 강의 내용을 반추하면서,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학생들은 청문회를 바라보면서, 대학교수 출신 고위공직자 후보자들은 다른 후보자들보다 도덕성, 준법성이 더욱 높아야 된다는 생각을 할 것이다.


 교수는 정치를 하지 말라는 것은 아니다. 나는 교수가 평생 동안 쌓은 학문의 이론을 실제에 적용해 국가 발전에 기여하는 면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교수에게 주어진 원래의 길은 학문이다. 따라서 교수는 원래 길을 지키는 것이 원칙이다.


 나의 대학교 은사 김○○이 계셨지만 고인이 되셨다. 이 은사님은 내 마음속에 깊이 새겨진 은사님이시다. 은사님의 전공은 국어사(특히 중세국어)이며, 대학자이시다. 은사님은 밤낮으로 학문만 하셨던 훌륭한 분이셨다. 은사님께서는 학문하는 것 밖에의 다른 것은 관심이 없으시다. 그리고 학문 밖의 일은 자신도 없으신 것 같았다. 그러니 사모님께서 여러 가지로 고생을 많이 하셨다. 은사님께서는 항상 대학 연구실에서 생활하시는데, 밤늦게까지 계신다. 이 모습은 거의 매일이었다.

 

 어느 날 저에게 두 가지의 이야기를 해 주셨다. 그 이야기는 가장(家長)의 역할을 제대로 못 하시는 은사님께 대한 사모님과 자식의 불만이었다. 이야기 하나, 그동안 가족이 살던 집에서 새로운 집으로 이사하게 되었다. 집을 이사할 때는 언제나 사모님이 중심이었다. 이번의 집 이사에도 은사님께서는 연구실에 계셨다. 그래서 사모님으로부터 은사님께서는 이사한 집 위치의 설명을 듣고 연구실로 가신다. 연구실에서 밤늦게 나와 이사한 집을 찾았다. 그러나 사모님의 설명으로는 이사한 집을 찾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은사님께서는 할 수 없이 동네의 골목을 구석구석 돌아가면서 아들의 이름을 큰 소리로 부르기 시작했다. 그제야 아들이 아버지의 목소리를 듣고 뛰어나왔다. 그래서 이사한 집을 찾게 되었다.


 이야기 둘, 은사님께서 아들에게 선물을 주신 일이다. 어느 날 은사님께서는 시내의 육교를 걸어가고 있었다. 그 육교의 바닥에 천이 깔려 있었고, 그 위에 번쩍번쩍하는 시계가 전시되어 있었다. 그것은 일종의 노상(路商)이었다. 은사님께서는 번쩍번쩍하는 시계에 자꾸 눈이 끌려서 시계의 가격을 물어봤다. 그리고 시계가 좋아 보이고, 시계의 값도 싸고 해서, 은사님께서는 무조건 구입을 하셨다. 기분 좋은 마음으로 집에 오셨다. 아들에게 시계를 선물로 내놓으셨다. 그러나 아들은 "아버지께서는 아직까지 제가 시계를 가지고 있는지 없는지 모르시니, 정말 답답합니다."하며, 은사님을 향해 투덜투덜했다.


 이 이야기는 상식이 안 되는 세상의 이야기다. 그래도 이것이 은사님의 삶이다. 은사님께서는 집을 사고파는 일을 모르신다. 또 부동산 투기의 이야기는 은사님께 남의 일이다. 은사님께서는 교수의 길인 학문을 열심히 지켜주신 분이다. 대학교수 출신 고위공직 후보자가 '탈세, 병역, 부동산 투기, 위장 전입' 등 때문에 청문회에서 곤혹하고, 채택이 안 되어 탈락하는 상상의 모습과 평생 동안 오직 학문만을 해 오신 교수님의 모습이 너무 대비된다.

기사입력 : 2019-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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