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자주관리기업의 두 얼굴…한쪽은 적자, 한쪽은 성과급
시민들 “지난해 이맘때 장기 파업 기억 생생…비교된다”

노동자자주관리기업 진주시민버스㈜가 ‘2019년 연말 특별 성과급’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진주시민버스는 지난해 12월 30일 150만 원 상당의 연말 특별성과급을 직원들의 근속기간 대비 차등지급했다. 또 이달 20일께 70만 원 상당의 2차 연말 특별성과급 지급을 예고했다.

노동자자주관리기업 진주시민버스㈜의 이 같은 1·2차 연말 특별성과급 지급을 바라보는 시민들 다수가 의아하다는 눈길로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이맘때 같은 시내버스 회사인 S교통의 노조가 ‘적자’를 이유로 진주시가 정한 표준운송원가 재산정을 요구하며 돌입한 파업이 49일을 넘긴 장기화를 시민들은 지금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시 노조는 “시가 정한 표준운송원가로 지난 한 해 10억 원이 넘는 적자가 누적됐고, 1월 임금 6억여 원이 체불됐다”는 주장을 펼치며 시에 긴급자금을 투입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거부당했다.

이에 S교통 200여 명의 노조원들이 운전대를 놓으면서 소속 32개 노선, 91대의 시내버스가 멈춰 섰고, 진주시는 곧바로 100대의 대체버스를 투입했다.

진주 S교통의 파업이 한 달을 넘겨 장기화되면서 지역 시민단체들이 사태가 더 악화되기 전에 조건 없는 대화에 즉각 나설 것을 진주시에 촉구했으나 시는 파업 철회 없이는 협상 없다는 강경 입장 고수하면서 49일을 경과했었다.

이런 혼돈의 시간이 1여 년 경과한 8일 현재, S교통과 나란히 진주 도심을 운행하고 있는 노동자자주관리기업 진주시민버스㈜의 연말 성과급 지급 소식은 세밑 훈훈함을 더하고 있다는 목소리다.

시민 A씨는 “동일한 노선에서 진주 시내버스를 운행하고 있는 같은 노동자자주관리기업 이 한쪽은 운행을 못할 만큼 적자라는데 한쪽은 연말 특별성과급 잔치를 벌이는데 대해 여실히 비교된다”면서 “결국 이 같은 적자와 성과는 경영에서 비롯된 것이란 점을 이번 사례에서 엿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시민 B씨는 “지난해 이맘때 약 50여 일 동안 시내버스 운행을 중단한 파업 대책에 들인 시민 혈세가 40여억 원이라는데, 경영진의 문제라면 책임을 물어야 한다”면서 “당시 진주시에 조건 없는 대화를 촉구하고 나선 시민단체 등이 전체 시내버스 노동자들의 만성적인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을 방치한 것도, 합리적인 표준운송원가 산정을 어긴 것도 모두 진주시가 한 일이라며 성토했었던 말들이 기억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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