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0년 FA 자격 선수 중 높은 관심을 얻고 있는 전준우, 안치홍, 김선빈, 오지환. 뉴스1 제공

프로야구 FA 시장이 문을 연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조용하기만 하다.

현장에서는 “대어가 없다.”며 잔뜩 움츠리고 있고 선수들은 기다리고만 있다. 당분간은 탐색전이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 4일 막을 올린 2020년 FA시장에서 대상자 19명 중 1호 계약 소식이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지난해도 11월 28일에야 모창민(NC)이 1호 계약 체결 소식을 전했는데 올해도 이와 비슷한 시기, 혹은 더 늦은 시기에 1호 계약이 탄생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그만큼 시장은 차갑고 현장 반응은 냉랭하다.

일단 전체적으로 “대어가 없다.”는 평가 속에 분위기를 관망하는 자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는 내부 FA, 외부 FA 모두 마찬가지다.

한 구단 관계자는 “소위 말하는 대형 FA가 없다. 큰돈을 투자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분위기”라며 “다들 내부단속만 철저히 하자는 분위기인데 이마저도 급하게 할 필요가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현재 흐름을 설명했다.

일명 FA 빅4로 평가되는 안치홍-김선빈(이상 KIA), 전준우(롯데), 오지환(LG)에 대해서도 시장 반응은 신중하다.

우선 안치홍, 김선빈, 오지환은 소속팀 잔류 가능성이 높고 전준우에 대해서는 고평가와 저평가가 양립 중이다.

관계자들은 “전준우가 대어라고 하면 대어지만…FA로서는 리스크가 너무 크다.”고 평가한다.

수비에서의 약점. 적지 않은 나이, 특별한 강점 부재 등이 이유로 거론된다.

포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주가가 상승한 김태군(NC), 이지영(키움)에 대한 신중론도 여전하다.

양의지(NC)만큼 선수단 자체를 바꿔줄 만한 파괴력이 없기에 투자대비 효율성 및 장래성까지 검토하겠다는 의도다.

포수가 약점인 몇몇 구단들마저 냉정한 평가가 우선이라며 장기전을 예고하고 있다.

그나마 수요는 여전한 편이기에 관심은 이어지고 있다.

그 외에는 알토란, 준척급의 표현조차 애매한 고참급 선수들이 주를 이룬다.

이적 가능성이 현저히 떨어지는데다 기량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최근 대다수 구단들이 선수육성을 모토로 삼고 있는 것도 이 같은 흐름에 힘을 더하고 있다.

여기에 오는 20일로 예정된 2차 드래프트도 변수다.

구단들 사이에서는 고액의 FA영입보다는 염가에 진흙 속의 진주를 찾을 수 있다는 기대심이 깔려 있어 오히려 이에 대한 철저한 분석이 이뤄지고 있다.

또한 가성비 차원에서 내실을 다지기 위한 방출자 면밀 점검도 이어지고 있다.

구단들이 FA 계약에 조급함을 느끼지 않고 있는 이유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대부분 구단이 소위 고참급 선수들과 계약에 긍정적이라는 점이다.

지난 몇 년간 리빌딩 분위기 강화로 일부 구단들이 고참선수들과 계약에 미온적이었으나 이번에는 다르다.

이 과정에서 나오는 불협화음과 성적하락시 부담감이 크게 작용하며 “적은 액수라도 팀에 헌신한 고참들 자존심은 세워주자”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한 야구계 관계자는 “이번 FA 선수들은 많은 비율이 잔류를 택할 것”이라며 “전체적으로 운신의 폭이 좁다”고 전망했다.

프리미어12가 열리는 것과는 별개로 FA시장은 12월 이후로 이어지는 장기전이 불가피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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