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의철 선병원 직업환경의학센터장 (뉴스1 제공)
유난히 길었던 폭염과 열대야로 고생했던 지난해 여름. 증가하는 평균기온과 여름일 수, 폭염일 수 그리고 열대야 일 수. 현재 3.8일인 열대야 일수가 2071년 이후에는 45.2일로 10배 넘게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있다. 온난화로 인한 기후 변화가 유럽을 넘어 한반도에 본격적으로 상륙한 것이다. 이미 지난해 한국의 온열질환 사망자는 평년의 4배가량 증가했다.

기후 변화는 단지 더위의 문제가 아니다. 기온이 상승하면 공기 순환과 해류 흐름이 달라져 계절과 기후의 양상이 바뀌게 된다. 이는 농업에 직격탄이다. 공기의 온도가 상승하면 태풍의 위력도 강해진다. 최근 세계 곳곳에서 역대급 태풍으로 인한 재앙이 증가하고 있는데 이런 추세는 앞으로 더욱 강화될 것이다.

많은 전문가들이 현재 상황은 기후 변화가 아니라 기후 위기라며 비상사태를 선포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미 영국과 아일랜드는 국가 차원의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기후 위기가 현실화되면 폭염과 한파로 인한 사망뿐만 아니라 식량 위기, 기상 재난으로 인한 사망, 건강문제 악화, 사회적 갈등 증가 등으로 인한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

우리의 건강과 사회적 안정을 위해서라도 기후 위기를 완화시키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달 8일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는 기후 변화와 토지 특별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에너지와 운송 수단의 전환만으로는 기후 위기를 막을 수 없기 때문에 공장식 축산의 축소와 이를 위한 식습관 변화를 촉구했다.

전체 온실가스의 약 12%는 방목지와 사료 생산을 위한 밀림 파괴, 가축이 배출하는 메탄가스 등에 의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미 캐나다, 네덜란드, 독일, 호주, 스웨덴 등은 동물성 식품 대신 식물성 식품으로 단백질을 섭취할 것을 권하고 있다.

고기, 생선, 계란, 우유 등 동물성 식품 섭취를 줄이고 현미 및 통곡물과 채소, 과일을 더 많이 먹는 자연식물식이 기후 위기 시대의 건강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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